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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합도(居合道)

관리자   /   2022-08-10

관리자   /   2022-08-10

거합도(居合道)

 

모든 분야에서 방대한 양의 정보들이 인터넷에 넘쳐나고 있는 요즈음, ‘을 사용하는 무예, 혹은 무도에 대한 정보 역시 마음만 먹으면 얼마든지 얻을 수 있다.

 

이 분야를 잘 모르는 사람들은 여기에 속하는 모든 무예 혹은 무도의 종류를 그냥 검도(劍道)’라는 단어로 이해하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을 사용하는 무도는 세계 어디에나 있으며, 우리나라와 일본에도 당연히 많은 사람들이 수련을 하고 있다. 특히 일본과 한국에서는 검도가 대표적인 무도이며 주로 죽도(竹刀)와 목도(木刀)를 사용한다. 검도는 이미 세계인들이 모두 행하는 대표적인 일본무도(日本武道)로 알려져 있는데, 우리나라의 일부 검도인들은 검도의 원류(原流)가 조선반도에서 시작되었다고 주장하기도 한다.


  

거합도(居合道)라는 무도는 가검(假劍) 혹은 진검(眞劍)을 이용하는 무도로써, 16세기 일본의 전국시대와 에도시대 초기의 검술가였던 하야시자키진스케(林崎甚助)가 창시자로 알려져 있다.

칼을 차고 있던 옛날 일본 사무라이들이 호신, 경호를 할 때에 서로가 서로를 믿지 못하고 암살이 횡행(橫行)하던 시절에 암살을 시도하거나 갑작스런 암살시도에 대비하는 기술을 연마하는 무술로 발전하였는데 이것을 거합술(居合術)이라고 칭하다가 후대에 와서 하나의 도()로 승화된 것이라 할 수 있다.

 

오래 전부터 소위 뼈대있는유파(流派)였던 고류(古流)거합도에서는, 일본의 좁은 방안에 앉아 있거나, 좁은 골목에서 상대방을 암살하려 하거나, 천장이 낮은 환경, 문지방이 있는 경우 등을 상정(想定)하여 칼을 뽑는 것이므로 무릎을 꿇고 앉거나, 한쪽 무릎을 세우거나, 웅크리거나, 벽에 기대거나, 좁은 문을 통과하며 예리한 칼을 내리치며 찌르는 동작을 많이 가르친다. 거합도는 검도와 달리 큰 공간을 필요로 하지 않으므로 네 평 정도의 좁은 방에서도 혼자 수련할 수 있다.

 

검도에 사용하는 죽도의 무게는 500그램을 약간 넘지만, 거합도에 사용하는 가검(가짜칼)750부터 900그램 정도이며 진검(진짜칼)1 킬로그램을 넘는다. 유파에 따라서 진검의 무게가 1.4 킬로그램을 넘는 경우도 보았다. 수련자의 체격조건이나 근력이 좋다고 해서 무게가 나가는 칼을 잘 다루는 것이 아니라, 관절과 인대 등이 다치지 않게 칼을 다루는 방법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참고로 현대의 검도는 시합에서 상대방의 머리, 손목, 허리 등을 가격하여 점수를 얻는 것이 목적이지만, 무도의 측면에서 보면 검도를 통하여 정신과 육체의 건강함을 유지하는 것이다. 시합을 위한 검도는 상대방의 신체 중, 유효 격자(擊刺: 때리고 찌름)부위를 타격하여 점수를 얻는 것이 목적이므로 타격이 끝남과 동시에 죽도를 정지시켜야 하지만, 거합도는 칼을 휘두르는 방법이 전혀 다르다. 가검을 사용하더라도 마치 진검처럼 상대방을 베어내거나() 자르는() 동작을 취한다.


[사진출처=KBS]

 (KBS, 역사저널 그날, 유네스코 세계유산 아시아 ‘일본, 교토’)


거합도 수련을 할 때에는 일본의 복식(服飾)을 따르며, 각대(角帶)를 아랫배에 두르고 칼을 찬다. 이 복장은 검도복과 아주 유사하지만, 각대를 사용하거나 요판(腰板)이 붙어있는 일본식 바지인 하카마()를 입으며, 검도복 상의보다 소매가 약간 긴 상의를 보통 입는다.

 

흥미로운 점은, 많은 사람들이 검도에 쓰이는 죽도와 목도(우리나라에서는 목검이라고 부르지만), 검도복의 형태가 일본식이라는 것과, 시합에 쓰이는 호구(護具, 防具)도 완전히 일본에서 들여 온 것이라는 것을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거합도 역시 일본에서 탄생한 무도이며 무도복과 무기, 그리고 수련방법과 예절 등이 일본식인 것은 검도와 마찬가지이다. 거합도의 한국 단체를 만든다면 그 이름이 <대한거합도회>가 될 것이며 이것은 검도의 한국 단체가 <대한검도회>가 되는 것과 다름없다. 이름이 대한검도회라고 해서 검도의 종주국이 일본에서 한국으로 바뀌는 것은 아니다.

 

초밥(すし)이나 회(さしみ) 같은 음식에 국경이 없듯이 무도에도 국경이 없다. 브라질의 무술인 카포에이라도 한국에서 수련할 수 있고 중국의 쿵푸도 마찬가지이다. 그러나 민족감정이 워낙 나쁜 일본에 대해 많은 사람들이 거부감을 가지는 것 같다. 그래도 검도에 대해서는 모든 국민들이 너그러운 것을 보면 다행이다. 무술의 뿌리가 일본인 것이 동일함에도 불구하고, 검도 수련복을 입고 죽도를 잡고 있으면 멋있다는 표현을 하는 반면, 검도복을 입고 거합도를 하면 쪽바리라고 비난하기도 한다. 합기도의 종주국은 일본이 아닌 조선반도-아직 그때까지는 대한민국이 건국되지 않았으므로 아직 조선인 셈이다-라고 주장하는 사람도 있고 카라테(일종의 空手道)가 원래 조선에서 만들어진 무술이라고 믿는 사람들도 많이 있다. 그런 식으로 믿거나 일본무술을 비난하는 사람들 중의 다수가 오늘도 우동에 초밥(すし) 먹으면서 와사비에 사시미를 찍어 먹으며 일본 사케()를 마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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