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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 스트레스 탓이에요"

관리자   /   2022-08-12

관리자   /   2022-08-12

모두 스트레스 탓이에요

 

세상을 살아가며 스트레스를 받지 않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그런데 스트레스라는 것은 무엇일까? 의학적으로 내리는 정의는 대략 이렇다 : “적응하기 어려운 환경에 처할 때 느끼는 심리적·신체적 긴장 상태물리학적 정의는 이렇다 : “외부에서 가해지는 힘에 대해 물체의 외향을 지키려는 저항력

물리적 정의의 스트레스를 다른 과학적 용어로 응력(應力)이라고 한다. , 외부의 힘에 대응하여 물체의 내부에서 생겨나는 힘이다. 그러므로 응력이 없으면 물체는 외형을 유지할 수 없다. 응력이 없으려면 외력(外力)도 없어야 한다.

 

이 세상을 살아가는 사람에게 스트레스라는 것은 피할 수 없다. 사람은 반드시 어떤 형태의 것이든지 외부와의 주고받음이 있어야만 살 수 있다. 세상을 등지고 두메산골로 들어가서 혼자 의식주를 해결하며 살더라도 외로움과 노동이 원인이 되는 스트레스가 생기기 마련이다. 역설적으로, 세상을 등지면서 생기는 스트레스가 있을 수 있지만, 오히려 사람과 사람이 어울려 살면서 스트레스를 해소할 수도 있다. 스트레스는 작용과 반작용의 원리처럼 우리 인간을 따라 다닌다.

 

턱관절이 불편하고 연관된 부위의 조직에 병적 증상이 생겨서 치과를 찾는 환자들의 수가 적지 않다. 이 환자들 중 일부는 이미 여러 치과에 들러 자신의 병의 원인이 무엇인지 물어보았고 흔히 듣는 대답은 그 원인이 스트레스라는 것이었다. 그러므로 너무 스트레스 받지 말라는 처방 아닌 처방을 듣곤 했다. , 마음을 고쳐먹고 잘 지내라는 말인 것 같았다. 스트레스를 받지 말아야 한다는 치과의사의 이런 처방은 정말 최고로 바람직한 처방이라 아니할 수 없지만 스트레스를 받고 싶어서 받는 사람이 없을 것이기 때문에 문제는 어떻게 스트레스를 받지 않을 수 있는가 하는 방법을 찾을 수 있는가 하는 것이다. 그런데, 이에 앞서 고려해야 할 일은, 정말 스트레스가 병의 일차적 원인인가 하는 것이다.

 

기질적 질환을 구성하는 삼대 요소는 , 숙주요인(host factor), 환경요인(environmental factor), 병원체요인(pathogen factor)이다. 환경요인과 병원체 요인이 존재한다고 해도 숙주요인이 강하게 버티면 병이 발생하기 어렵고, 숙주요인이 약하더라도 환경요인이 유리하고 병원체요인 없다면 역시 병이 발생하기 어렵다는 이론이다. 이 세 가지 중에서 주로 두 가지 요인이 턱관절 질환과 관계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 턱관절 질환은 병원체가 없이 발병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이해를 돕자면, AB 두 사람에게 꼭 같이 아주 힘든 운동을 시켰더니 A는 무릎관절에 통증을 호소하며 절뚝거렸지만, B는 아무런 문제없이 다음 날에도 또 운동을 할 수 있었다. , 두 사람에게 동일한 환경을 만들어 주었지만 두 사람의 신체적 조건이 달랐으므로 한 사람에게는 병이 발생했고 다른 한 사람에게는 병이 발생하지 않았다. 물론 아주 세밀한 실험 모델을 만들어 조사하면 고려사항이 수도 없이 많겠지만 간단한 예를 들어 설명한 것이다. 즉 같은 환경요인이라도 사람(숙주)에 따라서 다르게 받아들여진다는 뜻이다.

 

턱관절 질환의 원인이 스트레스 때문이라고 많은 치과의사들과 환자들이 알고 있지만 스트레스는 질환의 일차적 원인이 아닐 가능성이 크다. 아주 건강한 치열과 골격을 가진 사람이 심한 스트레스 상황에 놓이더라도 턱관절의 질환이나 제반 증상이 나타날 확률은 아주 낮다. 반대로, 부정교합도 심하고 불리한 골격조건을 가진 사람은 아주 작은 스트레스에도 턱관절의 증상을 보일 가능성이 높다. 평상시에는 부정교합이 있고 골격관계가 좋지 못해도 스트레스가 없다면, 교합과 골격관계가 좋은 사람이 그러하듯이, 턱관절 증상이 나타나지 않겠지만 동일한 스트레스를 받는 상황이 되면 두 그룹 사이의 차이는 확연히 나타난다.

 

위에 든 예()에서, 스트레스는 환경요인이며 교합(齒列)과 골격(骨格)은 숙주요인이다.

동일한 정신적이며 육체적인 스트레스가 주어질 경우, 숙주요인에 따라서 턱관절 질환의 발병 여부가 결정된다는 것이 합리적인 의학적 추론이다.

 

그렇다면 왜 많은 치과의사 혹은 의사들이 신체에 나타나는 질환의 원인을 스트레스에 기인한다고 말하며 정신의학적인 접근방법을 택하거나 권장하는지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만일 치과의사나 의사들이 환자가 가진 숙주요인을 정확하게 찾아내어 진단한다면 이 문제의 해결은 생각보다 어렵지 않을 수 있다. 앞서 언급한 대로 정상적인 생활을 하는 사람들에게 있어서 스트레스라는 것은 피할 수도 없고 어떤 면에서 스트레스는 반드시 필요하다. 정신적 스트레스를 없애기 위하여 육체적 고통을 주는 방법 중의 하나로, 매운 음식을 먹음으로써 혀의 통각을 자극하는 행위를 하기도 한다. 치과의사나 의사가 질환의 숙주요인을 파악하기도 전에 환경요인을 질환의 주된 원인으로 단정하는 것은 순서가 바뀐 무리한 행동일 수 있다.

 

몇몇 치의학 연구자들은 부정교합과 턱관절질환 사이의 의미 있는 관계가 없다라고 주장하지만, 비교할 수도 없이 훨씬 많은 연구자들은 둘 사이의 상관관계가 있다고 주장한다.

 

필자의 경험과 의료자료를 토대로 연구한 결과, 다음과 같은 결론을 내릴 수 있었다:

교합이 지극히 정상이고 턱골격관계가 좋은 사람들에게서는 턱관절질환이 거의 없었지만 부정교합과 나쁜 골격관계를 가진 환자들에게서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턱관절질환이 많이 발생했다

 

스트레스가 이차적 원인이 될 수 있는 것뿐이지 모든 것이 스트레스 탓은 아니다. 치과의사가 무슨 수로 잠깐 혹은 처음 내원한 환자의 턱관절 질환이 그 환자의 스트레스 때문이라는 결론을 내릴 수 있는지 궁금하다. 치주병의 원인도 이와 유사하다. “요즈음 사업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았더니 잇몸이 부었어요라고 호소하는 환자들이 많다. 스트레스는 이차적 원인이며 실제로는 엄연한 감염질환이 일차적 원인인데도 스트레스를 주범으로 몰고 갈 수는 없지 않은가? 대개 사업에 어려움이 있으면, 음주, 흡연, 구강위생 등한, 수면부족 등이 함께 하는 것을 볼 수 있다. 그리고 사업에 대하여 고민할 나이면 대부분 중년을 넘긴 나이이며, 성인병을 가질 확률도 높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질환에 대한 숙주의 저항력이 낮아질 나이가 된 경우가 대부분이다.

 

질병발생의 삼대 요인을 잘 고려해야 병의 원인을 찾기 쉽다.

모두 스트레스 탓인 것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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